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누군가 가 그립다. 이 허전함을 채워줄 나와는 다른 성을 가진 그 누군가 가 그립다. 눈을 감고 길을 걸어본다. 나와 마주친 사람이 여인이라면 나는 그녀와 사랑을 하리라. 굳게 마음먹고 그리고 결심을 이루기 위해 길을 걸어본다. 얼마나 걸었을까. 꽤 나 많은 시간을 걸었음에도 나와 마주친 여인은 없다. 여인은 커 녕 아무도 나와 부 딛 치 지 않는다. 나는 가던 길 멈추고 길가에 서서 생각해 본다. 왜 사람들은 나와 마주치지 않는 걸까. 내가 앞 못 보는 장애인이라서 그들은 배려 한 걸까. 사람들의 배려심이 나에겐 고통으로 다가온다. 그래도 나는 감은 눈을 뜨지 않은 채 길을 걷기로 했다. 발걸음 을 세어 가면서 나는 길을 걷는다. 천 하나 천 둘 천 셋 어느새 내 발걸음 의 숫자는 이 만을 넘었다. 그럼에도 그 누구도 나와 마주치지 않는다. 참 신기한 일이다. 눈을 뜨고 길을 걸어본다. 불과 몇 발자국 걷기도 전에 사람과 부 딛 친다. 그 사람은 불쾌하다 는 듯 나를 흘겨보고 가던 길 을 간다. 또 걸어본다 마찬가지로 몇 발자국 걷기도 전에 또 부 딛 친다. 그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. 똑바로 보고 걸어 이 사람 아 지금 뭐 하는 거 야 버럭 화를 내며 나를 죽일 듯 이 노려본다. 미안합니다 사과를 듣고 서야 가던 길 을 간다. 깨달음이 밀려온다. 그녀가 떠나간 것은 부 딛 침의 결말이다. 안 부 딛 쳣 다면 그녀는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. 눈을 감고 걷듯이 그녀의 바램을 충족시켜 주었다면 그녀는 지금 나와함께 이 길을 걷고 있을 것이다. 그래 그녀가 나에게 바라던 것은 바로 이것이었는지도 모른다. 부 딛 치지 말고 요구하지 말고 오직 그녀가 원하는 대로 그녀의 바램을 충족시켜주는 남자의 배려심. 그것이 그녀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열쇠임을 나는 지금 에 서야 깨 달 은 것 같다. 오늘도 나는 외롭고 허전한 마음을 부여 잡은 채 이 길을 걷고 있다. 이제 또 다른 인연이 나에게 찾아 온다면 나는 오늘의 교훈을 잊지 않으리라. 기도하는 마음으로 길은 거기에.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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